지역별 생활편의시설 데이터를 살펴보면, 서울은 묘하게 엇갈리는 성적표를 받는다. 공중화장실과 전기차 충전소는 전국 17개 시도 중 2위를 차지하지만, 공영주차장은 10위로 뚝 떨어진다. 세 시설 모두 사람이 많이 모이는 대도시일수록 넉넉할 거라고 짐작하기 쉬운데, 서울의 숫자는 그 짐작과 다르게 움직인다.
동네맵이 정리한 공공데이터(2026-10-08 기준)로 시도별 순위를 다시 세워보면, 서울의 공중화장실은 5,546곳으로 경기(9,635곳)에 이어 전국 2위, 전기차 충전소는 3,608곳으로 역시 경기(8,606곳)에 이어 2위다. 반면 공영주차장은 856곳으로 경기(2,770곳)뿐 아니라 경북(2,009곳)·전남(1,677곳)·제주(1,657곳)·경남(1,401곳)·강원(1,398곳)·충남(1,164곳)·대구(1,086곳)·인천(1,010곳)에도 밀려 10위에 머문다.
같은 도시에서 왜 시설마다 이렇게 다른 순위가 나오는지, 종류별로 나눠서 짚어본다.
화장실과 전기차 충전소는 유동인구를 따라간다
공중화장실과 전기차 충전소는 그 자리에 사는 사람 수보다, 그곳을 지나가거나 들르는 사람과 차량 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설이다. 상업 시설과 관광지, 대중교통 환승 거점이 몰린 지역일수록 두 시설의 설치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서울은 상주인구만으로도 전국 2위권이고, 여기에 매일 유입되는 통근·통행 인구까지 더해지니 화장실과 충전소 수요가 함께 높게 나오는 쪽으로 기울기 쉽다.
공영주차장만 적은 이유 — 자동차 자체가 적다
주차장은 다르다. 화장실이나 충전소는 ‘사람이 얼마나 지나가는가’를 따라가지만, 주차장은 ‘세워 둘 차가 얼마나 있는가’에 더 가깝게 반응한다. 그리고 서울은 인구 대비 자동차 보유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지역이다. 서울시 교통분야 발표에 따르면 서울의 인구 대비 자동차 보유대수는 2.94명당 1대로, 전국 평균(1.93명당 1대)보다 뚜렷하게 낮고, 뒤를 잇는 부산(2.05명당 1대)·경기(2.04명당 1대)보다도 낮은 전국 최저 수준이다.
대중교통이 촘촘하고 차 없이도 다닐 곳이 많은 서울에서는 애초에 주차 수요 자체가 다른 지역보다 적게 생긴다. 공영주차장을 많이 짓지 않아도 되는 배경인 셈이다. 반면 경북·전남·강원처럼 면적이 넓고 대중교통 밀도가 낮은 지역은 자가용 의존도가 높아 공영주차장 수요도 함께 높게 나타난다.
그나마 있는 주차장도 ‘무료’보다 ‘유료’가 많다
서울의 공영주차장이 적다는 사실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다. 동네맵 데이터로 보면 서울 공영주차장 856곳 가운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은 15곳, 1.8%에 그친다. 전국 평균(68%)과 비교하면 물론이고, 17개 시도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수치다(이 부분은 앞서 쓴 글 공영주차장 ‘무료’ 비율, 지역마다 이렇게 다르다에서 더 자세히 다뤘다). 숫자가 적은 데다 있는 주차장도 돈을 받고 운영하는 쪽에 가깝다는 뜻이다. 자동차 보유율이 낮은데도 유료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점에서, 서울은 공영주차장을 ‘누구나 무료로 쓰는 시설’보다는 ‘수요를 관리하는 시설’로 다루고 있는 쪽에 더 가깝게 보인다.
경기·제주와 비교하면 패턴이 더 또렷해진다
경기는 공중화장실·전기차 충전소·공영주차장 세 시설 모두 전국 1위다. 공영주차장 전국 1위 경기도, 시군구 상위 10위엔 하나도 없는 이유에서 다뤘듯, 경기는 시도 전체로는 1위지만 특정 시군구에 몰려 있지는 않다. 반면 제주는 공영주차장이 1,657곳으로 전국 4위인데, 공중화장실(841곳)과 전기차 충전소(2,088곳)는 각각 16위·9위로 상대적으로 낮다. 관광객이 몰고 오는 렌터카와 자가용 수요가 주차장 쪽에 더 크게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서울·경기·제주를 나란히 놓고 보면, 한 지역의 생활편의시설이 다같이 많거나 다같이 적은 게 아니라, 그 지역에 어떤 수요가 더 센지에 따라 시설별로 다르게 움직인다는 게 드러난다.
서울의 공영주차장 순위가 낮다고 해서 주차 인프라 전체가 부족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동네맵이 다루는 수치는 ‘공영’주차장만 센 것이고, 건물에 딸린 부설주차장이나 민간 유료주차장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공공데이터만 놓고 보면, 서울은 화장실·충전소와 달리 주차장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뒤로 밀려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자주 묻는 질문
서울에 공영주차장이 적다는 건 주차할 곳이 없다는 뜻인가요?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동네맵이 다루는 공영주차장 데이터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주차장만 포함하고, 건물에 딸린 부설주차장이나 민간 유료주차장은 들어가지 않는다. 공영주차장 수가 적다는 것과 전체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데이터가 어디까지 다루는지는 /data-method/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안에서도 구마다 공영주차장 수가 많이 다른가요?
그렇다. 같은 서울이라도 자치구별로 공영주차장 수는 차이가 크다. 동네맵의 강남구 공영주차장 지역목록 페이지처럼 구 단위 지역목록 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전국 공영주차장 목록에서 다른 지역과 비교해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