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데이터포털에서 주차장 자료를 찾으면 “전국주차장정보 표준데이터”라는 이름이 나옵니다. 화장실은 “전국공중화장실표준데이터”입니다. 그런데 전기차 충전소 자료는 “한국환경공단_전기자동차 충전소 정보”라는 이름이고 “표준”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같은 포털에 올라 있는데 왜 어떤 것에는 표준이라는 말이 붙고 어떤 것에는 붙지 않는지, 처음 자료를 뒤적일 때는 그 차이를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이름 붙이기가 아닙니다. 데이터가 누구 손에서 만들어져 어떤 경로로 모이는지, 항목 이름이 왜 그렇게 정해졌는지, 갱신은 얼마나 자주 되는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동네맵이 보여 주는 주차장 상세 표의 항목 이름이 전국 어디서나 똑같은 것도 이 제도 덕분입니다.
이번 글은 시리즈 두 번째 편으로, 세 가지 시설 데이터 가운데 두 가지가 속해 있는 “표준데이터” 제도가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개별 항목의 뜻은 뒤에 이어지는 글에서 시설별로 다루고, 여기서는 제도의 뼈대만 잡습니다.
지자체 수백 곳이 같은 양식으로 낸다는 것
주차장과 공중화장실은 모두 시군구가 관리합니다. 그러니 자료도 시군구가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전국의 기초자치단체가 200곳이 넘는다는 점입니다. 각자 자기 방식대로 엑셀 파일을 만들어 올리면, 어떤 곳은 “주차면수”라고 쓰고 어떤 곳은 “주차구획수”라고 쓰며, 요금을 “무료”로 적는 곳과 “0원”으로 적는 곳이 섞입니다. 이런 자료를 전국 단위로 합쳐서 지도에 올리려면 받는 쪽에서 일일이 맞춰야 하고, 그 과정에서 오류가 생깁니다.
그래서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23조는 공공데이터의 표준화를 정부의 일로 정해 두었고, 행정안전부는 이를 근거로 「공공데이터 개방 표준」을 고시합니다. 이 고시에는 두 갈래가 있습니다. 하나는 “공통표준용어”로, 휴대전화번호·이동전화번호·휴대폰처럼 기관마다 다르게 쓰던 말을 하나로 통일한 용어 사전입니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9,000개가 넘는 용어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다른 하나가 이 글의 주제인 “제공표준”입니다. 지자체가 개방할 때 여러 기관이 같은 항목·같은 형식으로 내도록 정한 데이터셋 단위의 표준으로, 무료급식소·휴양림·주차장·공중화장실 같은 분야별로 250종 안팎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정리하면 “표준데이터”란, 행정안전부가 항목과 형식을 미리 정해 두고 전국 지자체가 그 틀에 맞춰 입력해 공공데이터포털에 모으는 데이터셋입니다. 포털 화면에서 소관기관은 국토교통부나 행정안전부로, 제공기관은 지방자치단체로 표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틀을 정한 곳과 내용을 채우는 곳이 다릅니다.
표준데이터셋의 얼개: 항목, 허용값, 형식
표준 하나를 열어 보면 세 가지가 정해져 있습니다. 첫째는 항목 이름입니다. 주차장이라면 주차장관리번호, 주차장명, 주차장구분, 주차장유형, 소재지도로명주소, 주차구획수, 급지구분, 부제시행구분, 운영요일, 평일·토요일·공휴일 운영시작·종료시각, 요금정보, 주차기본시간, 주차기본요금, 추가단위시간, 추가단위요금, 1일주차권요금, 월정기권요금, 결제방법, 특기사항, 관리기관명, 전화번호, 위도, 경도, 데이터기준일자 같은 식입니다. 동네맵의 주차장 상세 페이지에 있는 “구분”, “주차 면수”, “기본 요금”, “추가 요금”, “1일권”, “월 정기권”, “결제 방법”, “운영 요일”, “부제 시행”, “급지”, “관리기관” 항목은 이 표준의 항목을 읽기 쉽게 바꿔 놓은 것입니다.
둘째는 허용값입니다. 주차장구분에는 “공영”과 “민영”만, 주차장유형에는 “노상”·”노외”·”부설”만, 요금정보에는 “무료”·”유료”만 쓰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담당자가 “무료(2시간)” 같은 값을 넣을 수 없게 막아 두는 것입니다. 이런 제한 덕분에 동네맵 같은 사이트가 “무료 4,693 · 유료 2,030” 하는 식으로 탭을 나눌 수 있습니다. 값이 정해진 목록 밖으로 벗어나면 그런 분류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셋째는 형식입니다. 날짜는 YYYY-MM-DD, 시각은 HH:MM, 좌표는 WGS84 위경도, 전화번호는 하이픈을 포함한 형태처럼 적는 법이 정해져 있습니다. 직접 자료를 내려받아 비교해 보면 이 형식이 잘 지켜진 지자체와 그렇지 않은 지자체가 눈에 띄는데, 표준은 “이렇게 적어라”를 정하는 것이지 자동으로 그렇게 적히게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관 API, 인허가데이터와는 무엇이 다른가
표준데이터의 성격은 다른 두 종류의 자료와 나란히 놓고 보면 뚜렷해집니다.
전기차 충전소 정보는 표준데이터가 아니라 한 기관이 운영하는 시스템에서 나오는 API입니다. 충전사업자들이 환경부 쪽 시스템에 정보를 보내면 한국환경공단이 이를 공공데이터포털에 API 형태로 엽니다. 지자체 수백 곳이 각자 입력하는 구조가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이 전국을 다루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항목 이름을 지자체끼리 맞출 필요가 없고, 충전기 상태처럼 자주 바뀌는 값을 실시간에 가깝게 내보낼 수 있습니다. 대신 그 시스템에 연결되지 않은 충전기는 데이터에 아예 없습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는 또 다른 뿌리입니다. 이것은 지자체가 인허가·등록 업무를 처리하는 행정 시스템에서 나오는 자료입니다. 담당자가 “개방용 자료”를 따로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처리 기록이 그대로 개방되는 쪽에 가깝습니다. 동네맵이 공중화장실 정보의 출처로 표기하는 것이 바로 이 인허가데이터의 공중화장실 정보입니다. 같은 화장실이 전국공중화장실표준데이터에도 올라 있을 수 있는데, 둘 다 지자체가 등록한 자료라는 점에서 뿌리는 같지만 개방 경로와 갱신 방식이 다릅니다. 공공데이터포털 안내를 보면 공중화장실 표준데이터는 매일 갱신되어 2일 전 기준으로 현행화된다고 되어 있고, 주차장 표준데이터의 갱신주기는 반기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같은 “표준데이터”라도 갱신 방식이 다르니 데이터 기준일자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세 갈래를 한 줄로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표준데이터는 “여러 기관, 같은 양식, 담당자 입력”, 기관 API는 “한 기관, 한 시스템, 사업자 연계”, 인허가데이터는 “행정 업무 기록의 개방”입니다.
표준이 있어도 남는 빈틈
표준데이터가 항목과 형식을 통일했다고 해서 내용까지 균질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반복해서 눈에 띄는 빈틈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필수 항목이 아닌 칸은 비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차장의 특기사항이나 월정기권요금, 화장실의 리모델링연월 같은 항목은 지자체마다 채우는 정도가 크게 다릅니다. 비어 있다고 해서 “정기권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입력되지 않았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표준 자체가 바뀝니다. 전국공중화장실표준데이터는 2025년 2월부터 WGS84 위도·경도 항목이 제외되었습니다. 좌표 없이 주소만 남은 셈이라, 동네맵에서 좌표가 없는 화장실을 주소 검색 링크로 안내하는 것도 이 변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표준 항목이 바뀌면 그 이전 자료와 이후 자료의 모양이 달라지므로, 오래된 파일과 새 파일을 섞어 쓸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갱신은 지자체의 몫입니다. 반기 갱신이 원칙이어도 어떤 시군구는 몇 년째 같은 데이터기준일자를 달고 있습니다. 표준은 양식을 정할 뿐 갱신을 강제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상세 페이지 아래의 “자료 기준일”이 표준데이터를 읽을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항목이 됩니다.
정리
표준데이터는 행정안전부가 「공공데이터 개방 표준」으로 항목·허용값·형식을 정해 두고 전국 지자체가 그 틀에 맞춰 입력하는 데이터셋입니다. 주차장과 공중화장실 정보가 여기에 속하고, 전기차 충전소 정보는 한 기관의 시스템에서 나오는 API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양식이 같으니 전국을 한 화면에 모을 수 있지만, 칸을 채우고 갱신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일이라 빈칸과 오래된 기준일자가 남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공중화장실 데이터의 “구분” 항목에 나오는 공중화장실과 개방화장실이 법률상 어떻게 다른지 살펴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표준데이터 원본 파일을 일반인도 받을 수 있나요?
공공데이터포털에서 회원 가입 없이도 CSV 형식으로 내려받을 수 있고, 로그인하면 API 활용 신청도 할 수 있습니다. 전국 통합 파일과 지자체별 파일이 따로 제공되니, 특정 시군구만 필요하면 해당 지자체 파일을 받는 편이 다루기 쉽습니다.
표준데이터에 없는 주차장이나 화장실은 어디서 찾나요?
표준데이터는 지자체가 관리·파악하는 시설 위주라서 민간 건물의 부설주차장이나 상가 화장실은 대부분 빠져 있습니다. 이런 시설은 지도 앱의 자체 수집 정보나 건물 관리 주체에 직접 문의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공공데이터에 없다고 해서 시설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항목 이름이 표준과 다른 사이트는 잘못된 건가요?
동네맵을 포함해 대부분의 서비스는 “주차구획수”를 “주차 면수”로, “부제시행구분”을 “부제 시행”으로 바꿔 보여 줍니다. 원본 항목 이름이 행정 용어에 가까워 그대로 쓰면 읽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값 자체를 바꾸지 않았다면 이름을 풀어 쓴 것은 문제가 아니며, 원본과 대조하고 싶을 때는 출처에 적힌 표준데이터 페이지에서 항목 정의를 확인하면 됩니다.